604세대 새 아파트로 탈바꿈
서울 서대문구의 대표적인 노후 주거지 중 하나인 홍은5구역이 마침내 15년 만에 재건축의 닻을 올린다. 서울시는 지난 10월 24일 열린 **‘제10차 정비사업 통합심의위원회’**에서 홍은동 274-4번지 일대 ‘홍은5 주택재건축 정비사업’에 대해 건축·경관·교통·교육·환경·재해 등 6개 분야의 통합심의안을 조건부 의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결정으로 2009년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장기간 답보 상태였던 홍은5구역은 드디어 본격적인 사업 추진의 전환점을 맞이하게 됐다.

15년 정체 끝, 다시 움직이는 재건축의 시계
홍은5구역은 지난 2009년 5월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이후 2010년 조합설립까지 완료됐지만, 이후 긴 시간 사업 추진이 지연됐다. 구역계 설정의 복잡성, 사업성 부족, 주민 간 이견 등이 발목을 잡았다.
하지만 지난해(2024년) 10월, 정비계획 변경안을 토대로 수립된 통합심의안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의결되면서, 멈춰 있던 재건축 사업이 다시 탄력을 받게 됐다. 이는 단순한 절차상의 진전이 아니라, 오랜 기간 불투명했던 사업성에 대한 확실한 청신호로 평가된다.
이번 변경안이 통과되면서, 주민들은 “드디어 우리 동네도 새 아파트가 들어서는구나”라는 기대감 속에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최고 25층, 총 604세대 규모의 단지
변경된 정비계획안에 따르면 홍은5구역은 약 3만4,817㎡(약 1만 528평) 부지에 최고 25층 높이의 아파트 604세대가 들어설 예정이다. 이 가운데 공공임대 24세대가 포함되어 지역 내 주거 다양성 확보에도 기여한다.
주요 지표를 살펴보면,
- 건폐율 17.92%,
- **용적률 245.49%**가 적용될 예정이다.
또한, 단순히 아파트만 들어서는 것이 아니라 입주민을 위한 부대복리시설이 함께 조성되어, 쾌적한 주거환경과 커뮤니티 형성의 기반을 마련한다는 점에서도 주목된다.
백련산과 조화되는 스카이라인
홍은5구역은 경사가 심한 지형에 위치해 있어 기존 개발에서 많은 제약이 있었다. 그러나 이번 계획에서는 이 지형적 특성을 고려해 자연과 조화를 이루는 스카이라인을 설계 핵심으로 삼았다.
서울시는 “백련산의 능선과 자연스럽게 조화를 이루는 배치로, 주변 환경과의 시각적 안정성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단순한 재건축을 넘어, **‘산과 함께 숨 쉬는 도시형 단지’**라는 새로운 주거 모델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보인다.
홍은뉴타운과의 시너지 기대
홍은5구역은 위치적으로 **홍은뉴타운(1~6구역)**과 인접해 있다. 인근 홍은1·2·6구역은 이미 현대적인 새 아파트 단지로 탈바꿈해 지역의 스카이라인을 바꿨다. 여기에 5구역이 본격 착공에 들어서면 홍은뉴타운 일대의 도심 주거환경이 한층 더 완성도 있게 재편될 전망이다.
특히, 교통 접근성 측면에서도 장점이 크다. 내부순환도로 홍은IC가 인접해 있으며, 홍은역(신촌선 예정) 개통 이후에는 대중교통 환경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이와 더불어 명지대학교, 인왕초등학교, 홍은중학교 등 교육 인프라가 이미 잘 구축되어 있어 ‘교육·생활·자연’을 모두 갖춘 입지로 평가받는다.
서울 서북권 재건축의 상징으로
이번 홍은5구역 재건축은 단지 하나의 개발 사업을 넘어, 서대문구 재정비 사업의 상징적 첫걸음으로도 의미가 크다. 재건축 규제가 완화되는 흐름 속에서, 서북권의 노후 주거지가 다시 활기를 찾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현재 서대문구에는 홍은5구역 외에도 홍은13구역, 북가좌6구역 등이 정비계획을 검토 중이며, 이러한 연쇄적인 재건축 움직임이 지역 전체의 부동산 가치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홍은5구역은 입지 여건, 자연 환경, 교육 인프라 등 세 요소가 고르게 갖춰진 지역으로, 향후 서북권의 대표적인 새 아파트 단지로 부상할 것”이라며 “특히 인근 재건축 단지들과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분석했다.
주민 부담 완화와 사업 속도 관건
다만 남은 과제도 있다. 최근 건설 원가 상승과 금융비용 증가로 인해, 재건축 사업의 추진 속도는 조합의 자금력과 시행사 선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한 조합원들의 이주 문제, 임시 거주지 확보 등 실질적인 이행 단계에서 현실적인 어려움이 예상된다.
서울시는 이에 대해 **“사업성 확보와 주민 부담 완화를 위해 금융 지원과 행정 절차를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15년의 기다림 끝, 변화의 시작”
홍은5구역 주민들에게 이번 조건부 의결은 단순한 행정 결정을 넘어선 희망의 신호탄이다. 오래된 저층 주택과 낡은 골목길이 즐비한 이곳이 향후 몇 년 내 현대적 주거공간으로 다시 태어날 전망이다.
재건축이 완료되면, 홍은5구역은 단순한 아파트 단지를 넘어 자연과 도시, 사람의 조화가 어우러진 친환경 주거단지로 자리매김할 것이다. 오랜 기간 정체되었던 구역이 도시 재생의 성공 사례로 변모할 수 있을지, 앞으로의 진행 상황에 관심이 집중된다.